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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심은 황금배추, 무, 봄동, 시금치, 청갓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우기

by j-green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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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주말 농장에 재미 붙인 지 6개월 초보 농부지만 4월부터 밭에 매일 갔으니 마음은 완전 프로이고 밭일을 즐기다 못해 사랑한다.


그러나 내게는 한 가지 병이 있는데 미련과 결정 장애이다.

주말 농장 50여 집 가운데 방울토마토가 가장 잘됐었다. 올해 라니냐 현상으로 여름에 4주 동안 계속 비가 내렸고 방울토마토는 물맛이 됐고 일반토마토는 빨갛게 익지도 못하고 곯아서 땅으로 떨어졌다. 한여름이 다 지나가고 뜨거운 날씨가 되면서 겨우 늦게나마 맛있는 방울토마토를 맛보게 되었다.

다른 주변 사람들이 모두 밭을 갈아엎고 거름을 주고 토양을 보양할 때까지도 감질나게 익어가는 방울토마토 따먹고 가지 따먹으며 즐거움을 얻었다.

지금까지 김장은 안했기에 배추와 무를 꼭 심어야 하나 고민하며 날짜만 계속 흘러 보냈다.

오십견으로 어깨가 아팠는데 남편과 탁구를 치며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다가 무리를 하게 돼 오른쪽 팔꿈치 엘보가 오면서 염증이 있어서 다시 밭을 일구어 작물을 심는걸 엄두도 못 냈다.

그러다 늦어도 너무 늦은 9월 19일에 황금배추와 무 모종을 사다 심었다. 밭을 다시 일구고 보양 작업을 하는 건 엄두도 못 내고 그저 간격만 35센티미터로 두고 물을 듬뿍 주고 심는 건 정성스럽게 했다.


황금배추
고라니 습격

황금배추를 심고 3일 후 모종을 더 사서 남은 밭에 심으려고 가보니 어린 배추 모종이 고라니의 습격을 밭았다. 배추 잎을 모두 갉아먹었다. 밭 전체에 어린 배추는 내 것이 유일하고 망을 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또한 배추벌레의 소행일지도 몰라서 모종 가게에서 심고 3일 안에 뿌리라는 농약도 이날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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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저항 망

고라니 습격을 막는 줄도 쳤다. 그 후로 고라니의 습격은 다시없었다.


고라니 습격

입구 밭이라 고라니의 습격으로 어린 배추 잎이 저렇게 됐다.

상추, 치커리, 청갓
상추, 치커리, 청갓

이 밭은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고라니의 습격이 없다. 황금배추와 상추, 치커리 모종을 심었고 시금치와 청갓과 봄동 씨앗 한 봉을 다 뿌렸다. 늦게 시작해 놓고 모종 가게에 가니 욕심이 났나 보다.


 

 

 

 

비닐하우스 설치

매일 밭에 가다가 황금배추를 심고는 2일 3일마다 간다. 그런데 3일에 한 번을 가봐도 배추가 자라는 것 같지 않다. 초기 고라니 습격으로 5~7장 어린 겉잎이 없어져서 그렇기도 하고 토마토 대를 거두고 땅 보양 작업 없이 바로 배추를 심었으니 작물이 잘 자라길 바란다면 어이없는 심보인 것이다.

그래도 모종 값과 약치는 통, 각종 씨앗 값이며 거의 8만 원을 썼고 내 머릿속엔 온통 배추 생각밖에 없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타인들의 배추와 속도를 같이하고 싶다. 물론 기후 상으로 도저히 무리수다. 그렇다면 좀 더 길게 밭에서 견뎌보리다.

비닐하우스를 치기로 맘먹었다. 밭에 가보지 않고 집에서 가는 중에 철물점에 들려서 재단했더니 10미터를 할 것을 7미터로 변경했더니 길이도 짧고 폭도 작았다.

길이와 폭이 짧은 비닐하우스


길이와 폭이 짧은 비닐하우스지만 일단은 온도를 조금이라도 올리고 싶어서 그냥 쳐놓고 집으로 왔다. 추석에 델피노 리조트에서 돌아와서 10월 4일에 남편 몰래 혼자 비닐 사서 이렇게 덮었다.



4주 장마 후 꺽꽂이 한 방울토마토


올해 라니냐 기후로 6월, 7월에 4주 동안 계속 비가 왔고 나는 비가 오는 날에도 물맛인 방울토마토가 땅으로 떨어지는 게 싫어서 계속 밭에 가서 토마토를 따고 잎을 꺾어 주었다. 비가 이렇게 계속 내리니 토마토 줄기만 크고 옆가지도 계속 나왔다. 빗 속에서도 대충 땅에 꺾꽂이를 해놓고 집에 오기를 계속 반복했고 그렇게 해서 늦게 자란 방울토마토가 9월 중순부터는 맛있는 빨간 토마토를 준다.

토마토 밑에는 청갓 씨를 뿌렸고 아삭이 상추 모종을 심었다. 꽃상추 20개와 아삭이 상추 6개를 심었는데 20일이 지난 지금도 겨우 어린잎 몇 장 따서 남편과 맛 쌈을 싸 먹었다. 가을 상추고 매우 늦게 심었더니 ( 9월 19일) 자라는 속도가 매우 더뎌서 더욱 귀하고 애가 탄다. ㅋㅋ


고라니 습격을 밭지 않은 곳에 있는 황금배추는 제 속도로 자라나고 있다. 그러나 추워지고 서리 내리는 12월 초에도 결구조차 맺지 못할 듯하다.



10월 10일 연휴가 끝나고 가족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직장 일터로 향했고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농장으로 향했다. 중간에 철물점에 들러 폭도 넓고 길이도 10미터로 재단해서 완벽한 비닐하우스를 만들었다.

처음 잘못 사온 비닐은 걷어서 안쪽 밭에 쳤다. 지주대를 교차로 박아서 높이를 낮추니 폭은 그다지 모자라지 않았고 길이도 황금배추 모종을 덮을 정도는 됐다. 시금치 씨를 뿌려 놓은 곳은 덮지 않았다. 시금치와 봄동은 겨울을 나고 봄에 먹을 것이라서 11월 후반기부터 비닐을 씌워줄 계산이다.

내일은 토요일이다. 남편 골프 티오프가 1시 30분이라서 새벽에는 내 농장에 함께 드라이브 가기로 했다. 주말에 비 소식이 있어서 비닐을 벗겨주고 올 것이다. 비닐하우스 만들어주고 다음날 가봤더니 하우스 안에 이슬이 많이 맺혀 있었다. 2,3일 동안이지만 배추가 무를까 봐 걱정이다. 늦게 심지만 않았다면 가을바람맞고 강하게 크는 배추가 좋다는 걸 알기에 내일은 비닐을 벗겨주고 비도 맞고 가을 찬 바람도 맞고 일교차도 느껴가며 강하게 키울 것이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10월 16일)에는 다시 비닐을 씌울 것이다.


빨강ㅡ비닐 벗기고 하늘ㅡ비닐 씌우는날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날씨를 매일 체크하고 요즘에는 비닐하우스 때문에 일교차도 체크한다. 일교차가 큰 날은 비닐을 덮어주려 한다. 아직 내 배추는 가능하기만 하다면 9월 말의 기후를 느끼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서리 내리고 5일 후 수확한 배추가 가장 달고 맛있다고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찬 기운 동안에도 계속 있어야 할 나의 황금배추, 결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속이 덜 찬 몇 포기는 김장을 담더라도 몇 포기는  봄동과 시금치와 함께 비닐하우스 안에서 12월, 1월을 보내면서 한 포기씩 갖다가 맛있는 소고기 배춧국을 끓여서 먹어야겠다.

속이 덜 찬 황금배추 김장이 연하고 더 맛있을 수도 있고 남은 2개월 동안 대장정이 매일 매시간 기대된다.


유니칼슘 10킬로


땅 보양 작업도 못하고 검은 비닐을 걷지도 않고 방울토마토와 상추를 심었던 구멍에 황금배추를 심었던 게 계속 맘에 걸려서 오늘
유니칼슘 10킬로를 주문했다. 9월 19일 모종을 심고 열흘 후 복합비료 추비를 주었는데 복합비료로는 부족하다. 오늘 유니칼슘을 샀고 화요일에 배송 오자마자 추비를 줄 계획이다. 보락스그린은 배송비가 4천 원이라 구매하지 않았지만 빠른 시일 안에 사야 한다.
이미 비닐 값까지 계산하면 15만 원이 들어갔지만 이렇게 즐거운 취미활동에 이 정도쯤이야.

그리고 올해 오이, 가지, 깻잎,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를 맛있게 많이 먹었다.

내년에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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